종이책을 주로 읽었다. 도서관에 가서 각각의 책이 가진 질감과 두께를 손으로 만지면서 책을 손에 쥐고 페이지를 넘길 때를 상상해본다. 짜릿한 기대감이다. 종이책이 가진 형형색색의 표지에 있는 제목과 이미지의 디자인은 책을 읽을 때 애피타이저와 같다. 이 부분에서 시각적으로 만족되어야 책 표지를 넘길 수 있을 것 같다.
이윽고 목차를 죽 훑어보면서 마치 여정을 떠나는 선박에 갓 승선한 선원처럼 책에 대한 여정을 어떻게 맞이할 것인지 마음가짐을 새롭게 한다. 기대와 설렘 그리고 걱정이 뒤섞인 묘한 기분이다.
순서대로 읽는다. 그렇지만 이 책은 순서대로 안 읽어도 좋다. 왜냐고? 비문학이기 때문이다. 문학책에서 뛰어넘기란 없다. 하지만 비문학은 내가 필요한 부분으로 넘어가 읽고 다시 돌아오는 행위가 가능하다. 그러면서 조각조작 퍼즐을 맞춰 나간다.
책의 마지막장을 덮고 책을 내려놓으면서 묘한 성취감과 안도감이 든다. 그렇지만 그냥 이 책을 보내기에 너무 아쉽고 아까운 장면들이 있다. 그건 메모를 해본다. 혹자는 책에 메모를 한다고 하지만, 난 대체로 책을 빌려 보는 입장이라 책에 낙서를 할 순 없다. 책은 나에게 90퍼센트 공공재다. 10퍼센트 개인재는? 가끔 메모를 한다.
이렇게 종이책이 주는 과정이 즐거웠다.
하지만 이제는 전자책과 공존해야할 시기이다.
밀리의 서재 - 윌라 - 밀리의 서재로 마치 휴대폰 통신사 옮기 듯 옮긴 여정이 이제 다시 밀리의 서재로 왔다. 낯설었다. 그렇지만 또 적응해간다.
주목해야 할 점은 오디오북에 투자를 해보는 것이다. 출퇴근을 포함한 이동시간이 모이면 얼마나 많은 시간이 될까? 꽤 된다. 그 시간에 ChatGPT와 이야기를 해도 좋지만, 밀리의 서재에서 오디오북을 다운로드해서 들으면서 다닐까 한다. 꽤 기대가 되는 바이다.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다. 그런데 그 적응은 도전조차 하지 않으면 아예 일어나지 않는다.
이제 도전할 때다.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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